< 버큰헤드호 >
대영제국의 위세가 하늘을 찌르던 1852년,
영국 해군의 수송선이었던 버큰헤드호는
군인과 민간인 638명을 태우고 아프리카 남단을 항해 중이었습니다.
케이프타운에서 65km 떨어진 바다를 지나던 버큰헤드호는
2월 26일 새벽 2시, 그만 암초와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서서히 침몰하던 배는 기울기 시작하더니 결국
차가운 바닷물이 들이닥치는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쳤습니다.
완전히 허리가 끊긴 배에는 고작 3척의 구명정이 있었는데
1척당 60명, 전부 합해 180명밖에 탈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그곳은 사나운 상어 떼가
우글거리는 곳이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풍랑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그때, 그 배에 타고 있던 영국군
74 보병연대의 지휘관인 알렉산더 세튼 중령은 병사들을 갑판에 집합시켰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습니다.
“여성과 어린이들을 먼저 구명보트에 태우라!”
병사들은 횃불을 밝히고, 아이들과 부녀자들을 3척의 구명정으로 옮겨 태웠습니다.
구명정은 점점 멀어져 갔습니다.
버큰헤드호의 병사들은 의연한 자세로 서 있었습니다.
잠시 후 그들은 순식간에 물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판자에 매달려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한 병사는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전했습니다.
“중령님의 지시에 불평 한마디 없었습니다. 그 명령이 곧 죽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바로 이때부터 ‘여성과 어린이부터' 라는 전통이 생겼다고 합니다.
차가운 물이 목까지 차오르는 순간에도 버큰헤드호 병사들은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으로 명예롭게 죽음을 맞이했습니다.
버큰헤드호의 병사들!
이 시대의 우리들에게 많은 깨달음과 울림을 줍니다.
우리는 현재 남보다 나를 우선시하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지 잠시 반성해 보기로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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