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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덤벙 주초 어느날 오랜만에 내 얼굴을 본 할머니가 물으셨다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둡냐?” 할머니는 한 쪽 눈을 실명하셨고, 목소리를 통해 사람을 분간하실 정도로 다른 쪽 시력도 안 좋은 상태였다. 그런 할머니의 눈에 손자의 힘든 얼굴이 비친 모양이다. “너무 걱정마라. 때가 되면 다 잘 풀릴 거니께. 세상은 덤벙덤벙 사는 거니라” 어떤 위로의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지치고 힘든 나였다. 하지만 덤벙덤벙 살라는 말은 꽤 인상적으로 마음에 꽂혔다. 물론 그게 어떤 삶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몇 년이 흘렀다. 책을 읽다가 우연히 ‘덤벙 주초’란 것을 알았다. 강원도 삼척에 “죽서루”라는 누각이 있다. 특이한 것은 그 누각의 기둥이다.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 더보기
소걸음으로 천리를 간다 인생은 장거리 승부이지 단거리 승부가 아니라고 합니다. 우보만리라는 옛말이 있습니다. 소걸음으로 천천히 가면 만리도 갈 수 있다는 뜻이지요. 세상을 살 때 능력 있는 천재들을 만나면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말라. 천재를 만나면 먼저 보내주는 것이 상책이다. 그러면 상처를 입을 이유가 없다. 나보다 나은 사람을 먼저 보내 놓고 10년이든 20년이든 자신이 할 수 있는 능력만큼 꾸준히 걸어가다 보면 결국 어느 날 멈춰버린 그 천재를 추월해서 지나가는 자신을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어느 유명한 작가의 말입니다. 직장과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며 먼저 가던 사람이 반드시 승리의 미소를 짓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원칙과 기본을 잃지 않고 꾸준히 걷다 보면 어느덧 마지막 결승점에 먼저 와 있.. 더보기
소나기의 유래 옛날에 한 스님이 무더운 여름날 동냥으로 얻은 쌀을 자루에 짊어지고 가다 큰 나무 그늘에서 쉬어가게 되었는데 때마침 농부 한 사람이 소로 논을 갈다가 그 나무 그늘에서 함께 쉬게 되었습니다. 곧 모를 내야 할 텐데 비가 안 와서 큰일이네요. 날이 이렇게 가물어서야원. 농부가 날씨 걱정을 하자 스님은 입고 있던 장삼을 여기저기 만져보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해지기 전에 비가 내릴 겁니다. 그러나 농부는 그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에이, 스님 농담도 잘하시는군요. 아, 이렇게 쨍쨍한 날 무슨 비가 온단 말입니까? 두고 보시지요. 틀림없이 곧 비가 올 겁니다. 스님은 비가 온다고 하고, 농부는 비가 오지 않는다며 서로 제 말이 옳다고 우기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 어디 내기를 합.. 더보기
WWW 그때가 1994년. 난 대구에서 바쁘게 의사직을 소화하던 어느 날이었다. 서울에 한 연구소에서 일하던 친한 친구가 연락이 왔다. 그 연구소는 한국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서 경제 문제를 담당하던 곳이었다. 연락 이유는 주말에 있는 한 강연에 참여해 보라는 것이다. 난 전문의 자격증을 취득하고 의사직을 맡은 지 오래되지 않아서 너무나도 바쁘던 때라 거절하려 했지만 "너 진짜 안 오면 후회한다~!" 라는 친구의 말에 강연에 참석해보기로 했다. 혼자서 거기에 가기는 그렇고 이제 막 MBA를 마치고 백수로 지내던 친구와 함께 가기로 했다. 이윽고 우리 둘은 서울에 올라와 강연에 참석하게 되는데 강의가 열린 그 경제연구소는 대단한 엘리트 의식으로 가득 차 있던 곳이었다. 강연을 추천해준 친구와 함께 .. 더보기
최고 두 사람만 모여도 '서열'이 정해진다는 말이 있다. 한사람은 '갑', 한사람은 '을' 서열에 따른 '행복도'를 조사해보았더니 낮은 서열에서 높은 서열로 올라갈수록 '행복도는 증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서열 1위의 행복도가 서열 꼴찌의 행복도만큼 낮다는 것이다. 가장 높은 행복도로 나타났던 서열은 '서열 2위'였다고 한다. 서열 1위만큼 편안함과 혜택을 유지하지만 서열 1위만큼 '불안하지 않다'고 한다. 역사적으로도 볼 때 서열 1위에 비해 서열 2위는 장수하며 건강한 것으로 나타난다. 오히려 서열 2위는 서열 1위를 이용해서 '위기를 돌파하는데 활용'한다. 서열 1위로 널리 불리는 '리더'라는 말은 '길잡이'라는 어원을 가진 단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길잡이'의 역할은 앞장.. 더보기
물취이모 옛날 백성들의 사는 모습을 살피기 위해 고을의 원님이 나무꾼으로 변장을 하고 마을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살피고 있었다. 한참 돌아다니다 보니 목이 말라서 물을 얻어먹으려고 주위를 둘러 보니 마침 부잣집이 근처에 있었다. 원님은 마침 출출하기도 해서 부잣집에서 먹을 것도 좀 얻어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 집 대문을 두드리며 ‘이리오너라’하고 소리쳤다. 그러자 하인이 문을 열고 나왔다. 무슨 일이오? 내 지나가는 나무꾼인데 목이 말라서 그러니 시원한 냉수 한 사발 좀 얻어 마실 수 있겠소? 하인은 나무꾼 차림의 원님을 아래 위로 훑어보더니나무꾼 주제에 무슨 양반 말투를, 기다려 보시오. 하고 안으로 들어가니 주인 영감이 무슨 일인가 하고 물었다. 하인이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영감이 말했다... 더보기
긍정적 사고의 힘 숲 속에서 귀머거리 뱀이랑 정상적인 뱀이랑 놀다가 사냥꾼이 만들어 놓은 구덩이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다급한 두 뱀은 급히 소리치기 시작했습니다. 살려주세요! 아무도 없으세요?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기 시작했지만 동물들은 구해주기는 커녕 오히려 너네는 이제 죽은 목숨이다. 곧 사냥꾼이 올 거라며 비아냥 거리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두 마리 뱀의 운명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귀머거리 뱀만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그 이유는 정상적인 뱀은 동물들의 야유소리에 스스로 포기해버렸고, 동물들의 야유소리를 들을 수 없는 귀머거리 뱀은 응원의 소리로 착각하여 힘내 너는 할 수 있어! 파이팅!이라고 생각하며 힘을 내서 여러 번 탈출 시도 끝에 살아 나오게 된 것이었습니다. 우리 인생은 .. 더보기
한손으로 박수를 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미국 시애틀의 재향군인병원에서 참전용사를 위한 공연이 열렸습니다. 이 공연의 기획자는 당시 유명한 희극배우 ‘지미 듀랜트’를 섭외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여 분 단위의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던 지미 듀랜트는 참가를 쉽게 허락할 수 없었습니다. 그날 내 일정은 이미 가득 차 있습니다. 고작 10분 정도밖에 시간을 낼 수 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괜찮습니까? 그러나 기획자는 그가 와준다는 것만으로도 아주 기뻐하며 그의 출연을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공연 당일 약속을 지킨 지미 듀랜트는 위문 공연의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는 짤막한 원맨쇼를 끝내고 나서도 무대에서 내려올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공연을 즐겁게 관람하는 참전용사들.. 더보기